아비나쉬 카우쉭의 웹 데이터 분석학 후기 (1)
서론
원래 웹 데이터에는 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창업을 한답시고 앱 꼬물꼬물 만드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 때 당시의 의사결정에 대해 회의감이 많았던 게 결정적인 이유가 될 것 같다. 어쨌거나 비전공자로 시작해서 데이터 분석가로 밥 벌어 먹고 살지만, 컨설팅을 하는 현재 입장에서 여러 산업군의 데이터 중 어떤 데이터가 가장 흥미롭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웹, 앱의 클릭스트림 데이터 일 것 같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우리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 어떤 분석을 해야하고, 어떤 실험을 해봐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실행하는 게 무척 흥미롭다.
이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아비나쉬 카우쉭의 웹 데이터 분석학이라는 책을 구매했다. 아비나쉬 카우쉭은 웹 데이터 분석에서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유명 인사로,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관련 책을 구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총 14장의 책 내용 중에 2장까지 읽어봤는데, 결론적으로 회사 돈이 아닌 사비로 이 책을 구매한 것은 아주 현명한 판단이었다. 번역에 대한 아쉬움이 약간 있긴 하지만, 1장만 봐도 그 동안 내가 GA를 쓰면서, 고객사의 웹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고민했던 부분들이 너무나도 명쾌하게 잘 정리되어있어서 무릎을 탁!하고 쳤다. 그럼 그렇지, 내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 이미 먼저 고민해서 벌써 방법론이 다 정립이 되어 있었구나.
또, 데이터 분석 관련 공부를 하면서 “이런 이런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방법론이나, 적당한 워딩이 생각나지 않는 부분들, 떠올렸으나 정립은 되지 않은 개념들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어, 내 의사를 타인에게 전달시킬 때 사용하면 좋을만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의사 소통에서 적절한 용어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설 일만 남았다. 정리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식 잘 받아먹을게요 옴뇸뇸뇸
1장. 웹 데이터 분석 2.0의 새로운 세계
1장의 여러 내용 중에 이 책을 사길 참 잘했다 하는 그림은 바로 아래 그림이다.
기본적으로 그림 1.1의 방식이 내가 알고 있던 웹 데이터 분석 방법론의 한계이다. 책에서 그림 1.1을 표현하기를 방대한 클릭스트림 데이터 중에서 막상 분석을 통해 얻는 인사이트는 데이터의 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내가 써봤던 Google과 Adobe의 Analytics 또한 모두 웹 분석 1.0의 옛날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기능은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내가 아는 기능과 쓸 수 있는 기능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으나, 최소한 사람들이 자주 활용하는 기능은 그 정도로 한정적인 것 처럼 보인다.(최근 나온 구글 애널리틱스 4는 사용해 보지 않아서 제외)
때문에 그림 1.2와 같은 방식의 웹 분석 2.0이 저자가 주장하는 최신 패러다임이다. 클릭 스트림 데이터를 통해서는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 인사이트까지 무려 4개의 추가 단계가 생겼다. 다중 결과 분석, 실험과 테스트, 경쟁 정보 분석 등을 톻애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다. 실제로 웹 데이터 분석 2.0을 통해 얻는 인사이트가 옛날 방식보다 조금 더 큰 사실을 알 수 있다.
각 단계별로 세부적인 아래 내용과 같다.
-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클릭스트림) : 클릭스트림을 통해 측정하는 단계로, 방문자수, 방문수, 체류 시간 등의 사이트 상에서의 행동을 분석하는 단계이다. 클릭스트림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로는 구글 애널리틱스, 유니카, 웹 트렌즈, 야후 웹 애널리틱스 등이 있다.
-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다중 결과 분석) : 이 내용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라는 주제와 내용이 정확히 매칭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 단계에선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측정하는데 고민하는 단계로, 매출 증대, 비용 감소 등의 고민거리가 있다고 한다. 다중 결과 분석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로는 아이퍼셉션, 피드버너 등이 있다.
- 왜 일어나는가(실험과 테스트) :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별로인 이유를 HiPPO(Highest Paid Person’s Opinion)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책 내용을 읽다보면 좀 헷갈리는게 HiPPO가 지칭하는 사람이 사내에서 높은 직위를 갖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지, 고객 중에 VIP와 같이 매출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왜 많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실험과 테스트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기존의 웹 분석 1.0과 2.0의 차이점을 크게 만드는 단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실험과 테스트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툴로는 사이트 스펙트, 구글 웹사이트 옵티마이저 등이 있다.
- 경쟁자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경쟁 정보 분석) : 이 부분도 기존의 내가 생각했던 웹 데이터 분석에서는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다. 당연히 고려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막상 로그 데이터를 받고 분석을 시작하다보면 분석에 몰입되어 경쟁자에 대한 생각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기 마련인 것 같다.(컨설팅 입장에서 데이터 분석 시 경쟁사를 고려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어진 문제를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풀고, 설명하기에 집중하기 때문)
1장의 주요 내용은 위와 같이 정리할 수 가 있다. 단계 별로 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속해있는 조직의 비즈니스 규모 등을 고려해 적절한 툴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은 2장과 연결 되어 있는 내용이므로 2장에서 추가로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2장. 웹 데이터 분석의 소울메이트를 선택하는 최적화 된 전략
2장의 주요 내용은 웹 데이터 분석 툴을 선택하는데 있어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다. 툴을 선택하거나, 현재 나의 직급과 직무에서 내가 고려해야할 만한 사항들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재직 중인 회사도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객이 우리 회사의 솔루션을 선택할 때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읽기도 했다. 언젠가는 저런 것을 선택하는 직급에 오르고 싶기도 하고.
저자 아비나쉬 카우쉭은 분석 툴 선정에 과거 한 번의 실수가 있었는데, 그 한 번의 실수를 알아차리기까지 2년 반이상의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여 올바른 데이터 분석 툴을 선정하기까지 다시 9개월이 소요되었다. 요즘 같이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서 3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데이터 분석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이 내용을 읽고 적절한 데이터 분석 툴 선정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 10/90 법칙 : 또 한 번 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중요한 개념이었다. 10/90 법칙은 분석 도구 선정과 벤더의 서비스 이용에 대한 비용을 10$를 지불하면 명석한 자원과 분석가에 대한 필수적인 투자가 90$ 지불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웹 데이터 분석의 필수 성공 요소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아래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 개념은 정말 정말 많은 공감이 간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툴이라도, 어떤 회사에 도입되고 나서 부터는 아쉬운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사용자에게 많은 권한과 높은 자유도를 주면 사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내에서 쓸 수 있는 사람이 데이터 관련 전문가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빠른 의사 결정을 기대하긴 힘들다. 데이터 관련 전문가에게 많은 업무가 몰리면서, 당연히 병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권한을 자유도를 제한하면 되지 않을까? 이 역시,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가들과 비 데이터 관련 현업들에게 아쉬운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데이터 분석가들은 고급 기능을 사용하고 싶어하고, 높은 자유도를 가져도 능숙하게 툴을 다룰 것이기 때문에 아쉽고, 비 데이터 관련 현업들은 초반의 툴에 대한 미숙한 사용이 숙련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한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 결국 데이터 분석 툴을 선정하는 사람은 적절한 분석 툴 뿐만 아니라 조직 내 문화, 인적 자원, 의사결정 구조, 속도 등 많은 고려 해야 할 수 밖에 없다.
아비나쉬 카우쉭이 제안하는 적절한 분석 툴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3가지 질문은 아래와 같다.
- 리포팅을 원하는가,분석을 원하는가?
- 대부분의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고 싶은 정확한 결과 값이 무엇인지 모른다.(이 부분도 극강의 공감…)
- IT 능력이 필요한가, 비즈니스 능력이 필요한가? 아니면 둘 다 필요한가?
- 그냥 클릭스트림을 분석하는 것인가, 웹 데이터 분석 2.0을 하는 것인가?
이외에도 2장에서는 데이터 분석 툴을 공급하는 벤더에게 하면 좋을만한 질문들 10가지를 소개한다. 읽어보기도 했고, 좋은 내용임에도 불구하지만, 정리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아, 따로 정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생각보다 책 내용 정리인데 오래 걸린다. 2장까지만 하고 3장 이후는 새로 포스팅을 해야겠다. 감사합니다.